미국 대학 입학, 그리고 신입생 학과 공부(Pre-med 프리메드 1~2학년)

2022. 4. 4. 16:25유학이야기: 미국 대학과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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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은 무난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미국에 도착해
같은 학교 한국인 친구들과 같이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이게 머릿속으로 상상만 했던 미국인가.

이 친구들은 어릴 때 와서
내가 느끼는
"우와"
같은 감정을 못 느끼는건가ㅋㅋ

그저 서로 떠들기만 바빴다.

근데 난 입을 벌리고
창밖을 뚫어져라 쳐다보기 바빴다.


건물의 면적이며
들판의 크기며
도로나 건물 행렬이며
거인국에 온 줄 알았다.

그 순간 느꼈다.

우리나라 땅 부족해서 어떡하지,

얘넨 살 맛 나겠다,

짓고 싶음 지으면 되고
어디 한 번 가면 여행가는 느낌 충만하겠다..

그런 웅장함을 안으며 도착한 학교도
무척 거대해보였다.


오리엔테이션을 하기 전에
기숙사 배정부터 받았는데

뭐 사실
룸메이트는 선택이 가능했다.

몇 명 있었음 좋겠는지
같은 나라 사람이면 좋겠는지
상관없는지
등등

물론
게이 친구와 한 방을 쓰게 될 거라곤
전혀 생각 못했다.

내가 너무 오픈 마인드였던건가?ㅋㅋ

혹시 모를 불편함에 대비해
그 친구랑은 자연스레
거리를 많이 두게 되었다.

한 번은 그친구는 그 친구대로
난 나대로 각자 친구들과 밥을 먹는데

어느새 보니
그 친구만 남자고 주변에
여자인 친구들만 10명이 둘러앉았던 적이 있었다.

내 친구들,
다 놀라며 나한테 쟤 좀 보라고
가리켰다ㅋㅋ


정말 어떻게
1년을 살아야할지 막막하기도 했다.

그 친구 성격이 또 깔끔해서
나 자는 동안 청소기도 잘 돌리고
겨울에 자는 동안에도 창문 열어놓고
시원하게 환기하면서 자고
방 청결 하나는 확실했다.

가끔씩 여자인 친구들이 방에 놀러오면
뭐, 놀러오는 거야 나도 좋지만
내가 남자인게 어색할 뿐이었다ㅋㅋ

차라리 여자였다면 더 편했을 분위기와 대화 내용
..

무튼 그렇게 미국 기숙사 생활도 해보며
바쁜 학교 생활을 했다.


특히 실험
laboratory class가
재미있고 자신이 있었는데


용어나 교수님 말이 어렵거나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은
같이 실험하는 파트너 친구한테
도움을 받았지만

하얀 가운 입고 고글 끼고
보글보글 같이 실험을 하는 장면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는
같은 학년 친구들 과제나
시험 공부를 도와주기도 하며
약간 조교 느낌나게 공부한 과목도 있었다.

하다보니 조교같이 된건가
조교같이 하다보니 그렇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배움의 교류도
뿌듯했고
같이 잘되는 과정인거 같아
마음이 좋았다.

그리곤 그 친구들이
학교 식당 포인트가 들어있는 학생증으로
밥을 쏘는 경우도
한 재미였다ㅋㅋ

물론 시간이 지나며
우린 점점 학교 밖을 벗어나 맛집을 찾고
장을 보기 시작했지만..ㅋㅋ
그래도 무조건 쓰라고 걷은 돈을
안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우리 문화적으로
학기말이 되면
대량 구매와 기부가 이어지는
진풍경이 나타나기도 한다.

쓰지 않고 쟁여두다보니
포인트를 안쓰면 학기가 끝나고
리셋이 되기에
서로 애들 불러서 먹고 싶은 거 다 고르라고
풀어주는 거다ㅋㅋ

한 푼 한 푼 소중한 시기에
비록 따분한 메뉴와 감자튀김과 정해진 음료,
쿠키나 샐러드 였지만
배만 채우면 되지란 생각으로
카페테리아를 애용했던 시간이 있었다.

그땐 여유도 많고 시간도 많아수 그런지
다수가 모여서 떠들고 앉아서
말로만 그 시간을 채웠던 적이 많은데



-Premed 2학년

어느새 2학년이 되다보니
서로가 단짝끼리 움직였고
큰 모임이나 무리는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서로 서서히 듣는 과목도 달라지고
강의 시간이나 시험 공부 기간,
과도 분리되다 보니
그런 거라고 본다.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그렇게 사라져가는
함께하는 문화 또한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학년이 올라가서도
끊임없이 친구들과 동기 애들과
교류할려는 노력을 자주 했다.

친구들끼리 그래서
새 학기가 되면
서로 같이 수업을 듣거나

같이 실험을 하려고
시간대를 맞추는 문화도 있었다.

그러다
생각지도 못한 친구도 만나고
안에서 새로운 친구도 사귀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렇게 또 한 학기에서 길게는 1년
절친이 되고
수업이 바뀌면 또 친한 친구들이
바뀌어 가는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ㅋㅋ

팍팍한 일정 속에서도
웃으며 지내는 사람들을
보자면
이런 게 대학생활의 묘미구나 싶었다.

나는 2학년이 되면서
슬슬 교외활동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비영리단체에서 하는
봉사활동이나

대형 병원 인턴십이나 봉사활동을 찾아보고

국제 의대 입학 설명회도 다녀왔다.

과 교수님과 학장님을 만나서
성적에 대해
그리고 유학생으로서의 진로에 대해
면담을 나누기도 하고 친분을 쌓기도 했다.

무엇보다 미국 사람을 이해하고
미국 사람으로서 현지에서 살아가는 느낌이 무엇인지 습득하고 체화하기 위해

혼자 여행도 다녀오고
놀러 때로는 체험을 하러
이곳저곳 다니기도 했다.

그 중간엔 정체성의 혼란이 생기기도 했다.

여기서 한발자국 더 들어갔다가는
이전까지 살면서 쌓아왔던
한국인으로서의 분위기나 말투,
문화적 성격이
미국 느낌으로 서서히 물들어갈 거 같은 느낌이
팍 들었다.

정말 마음만 먹으면
내일부터라도
아침에 peanut butter 발라먹고
큰 보틀에 물 담아 다니는
Student가 될 것 같은 순간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일정 정도 이상 발을 들여놓지 않고
한국인이 외국생활을 하는 느낌을
고수하려고(?) 했다ㅋㅋ

그래서 한편으론
become one 이 되지 못하고
suburban 같은 친구 느낌을
줄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만족했다.

왜 이리
닮아가려고만 하면
머릿 속 브레이크가
'너 그 정도까지'
라는 말을 내뱉지는 의문이다ㅋㅋ

때로 한국 친구지만
미국에서 자라
교포 느낌이나 네이티브 같은 친구를 보면
아, 나랑 다른 존재
거리감.
다른 가치관, 서로 조금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 인식되고
같이 생활할 때도 그런게 티가 나다보니

의식하며 지냈던 부분도 있는 거 같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해야하는..
그런 선택같았다.

아마 그동안 미국 친구들이 느낀 이질감도
내가 느낀 그 친구에 대한 느낌이랑
비슷했겠지

이게 참 미묘한게
그런 경계선에 있는 친구들의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이런 저런 상황에서 서로 모여 공부하거나
대화를 나누다보면

조금은 겉도는 사람도 있고
조금 말하다 가거나
그냥 듣고만 있는
아니면 서투른 말로 대화에 참여하며
띠엄띠엄 말하는,
생각나는대로 필터없이
단어선택하는 친구도ㅋㅋ

다양했다.

그 중엔 한국 비속어만 찰지게 구사하는
캐나다 친구도 있었음.

그래서 한 번은 여동기 한 명이
"사랑해"를 비속어라 알려줘서
한동안 사랑둥이가 됐던 적도 있었다ㅋㅋ

공부에 대한 이야기는
따분하기도 하고
조금 전공적인 내용이라
나중에 다시 다루겠지만

과학 공부 은근 재미있고
수학 뭐 한국인이니까ㅋㅋ

역사, 철학 공부
쉽게 공부하면 재미있는데
교수님 강의 수준 어렵고 배경지식이 없어
허덕였던 느껴졌던 그 때.

그랬던 시기,
사람마다 느끼는 버거움과 성취감이 다르기에
미국에서 생활한지
영어도 잘 안되는 유학생 입장에서
적어보면 새롭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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